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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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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으리라.jpg

극 중 주기철 목사의 아내 오정모 사모와 어린이 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아래쪽은 주기철 목사가 일본 순사의 협박을 받고 있는 장면.
조선오페라단 제공
 
올해 3·1운동 101주년과 창작 오페라 ‘일사각오-열애’ 공연을 계기로 신사참배에 항거하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기철 목사는 독립운동가이자 순교자다. 1897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그는 3·1운동에 참여했으며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후 1936년 평양 산정현교회 초빙 목사로 부임했다. 2년 후인 1938년 신사참배 반대로 1차 투옥됐다. 신사참배 거부로 목사직도 파면됐다. 2차, 3차에 이어 1940년 신사참배 반대자들과 함께 투옥, 고문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1944년 순교했다.

주기철 목사는 1935년 5월 1일 목회자 수련회에서 ‘일사각오’를 강조했다. “어째서 도둑이 들어와도 짖지도 못하는 벙어리 개처럼 말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것입니까. 일사각오가 필요할 뿐입니다. 나는 내 주님 밖의 다른 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습니다. 더럽게 사느니보다 차라리 죽고 또 죽어 주님 향한 정절을 지키려 합니다. 주님을 따라 나의 주님을 따라서 가는 죽음은 나의 소원입니다.”

그는 평양 산정현교회 마지막 설교에서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라는 마태복음 22장 37~38절 말씀을 토대로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의 사람은, 살아도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죽어도 그리스도인답게 죽어야 합니다”라고 설교했다.

조선오페라단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순교로 지켜낸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를 되새겨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도전을 주기 위해 창작 오페라를 만들었다. 조선오페라단은 1948년 의사 겸 성악가 테너 이인선 선생이 창단한 최초의 민간 오페라단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고 ‘카르멘’ 등 많은 오페라를 국내에 소개했다.

‘주기철의 일사각오-열애’라는 제목의 이 오페라는 베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관하며 다음 달 7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3·1 독립 만세 운동에 당황한 일본은 조선인들의 독립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 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며 내선일체를 강조하고 서울 남산에 거대한 신사를 지었으며 일본 신들을 믿는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이외의 다른 신들을 섬길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오페라는 산정현교회, 평양경찰서, 주기철 목사의 집 등 총 3막으로 이뤄졌다. 찬양을 부르며 평화로운 날을 보내고 있는 산정현교회에 일본 경찰이 들이닥친다. 평양경찰서 형사부장인 아베는 신사참배를 하지 않은 목사는 강단에 설 수 없다고 경고하지만 주기철 목사는 예배를 진행한다. 아베와 경찰은 주기철 목사와 교인들을 교회에서 끌어내고 예배당 전면에 일장기를 내건다.

취조실에 있는 주기철 목사를 한 목사가 방문해 회유한다. 하지만 주기철 목사는 성직은 하나님께 받은 것이라며 거절한다. 이로 인해 아내와 아들, 노모가 눈앞에서 고문을 받게 되고 이를 견디지 못한 노모와 오정모 사모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사이 고문을 받던 다른 교인들도 하나둘 죽어 나간다.

3막에선 주기철 목사의 마지막 모습을 그린다. 1938년 9월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신사참배를 가결하고 주기철 목사를 파면한다. 감옥에서 풀려난 주기철 목사는 교인들 앞에서 일사각오하며 설교하고 이어 체포돼 죽음의 길로 떠난다.

작곡가 임세정이 곡을,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대표와 작가 조정일이 대본을 썼다. 베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이자 유나이티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인 김봉미가 지휘를 맡았다.

최 대표는 “물질 숭배와 동성애 코드, 막장드라마로 점철된 이 시대의 문화를 신앙으로 회복시키고 오직 주님을 예배하고 찬양케 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 이번 오페라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페라는 작사와 작곡, 연출, 캐스팅, 의상 등 최고의 문화 콘텐츠로 그 감동이 확실하다.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를 오페라로 접할 때 성도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할 것이며 이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앙이 없는 이들은 주기철 목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기에 목숨까지 버리며 순종할 수 있는지 궁금해할 것”이라며 “많은 비기독교인을 초청해 함께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열애는 세종문화회관 무대 이후에도 공연을 이어간다. 수도권 대형교회와 지방 중소형 교회를 비롯해 부산, 인천, 대전,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순회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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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으리라” 주기철 목사의 신앙, 오페라로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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