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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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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마음 하나님.jpg

2011년 6월 제주 새예루살렘교회 성도들이 지하상가 예배당에서 열린 주일예배에서 뜨겁게 찬양하고 있다.
 
교회 문을 열고 실전이 시작됐다. 제주에서 3년간 전도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도시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이들이었다. 하나님은 제주의 영혼들을 품고 기도하게 하셨다.

2005년 개척하고 처음 전도로 온 이들은 어린이였다. 여름이 지났을 때 20여명이 모였다.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깨진 가정에서 편부모나 조부모와 살고 있었다. 매일 오후 5시 이들과 예배를 드렸다. 찬양하고 성경 한 장을 가르쳤다. 사모는 매일 간식이나 저녁을 준비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은 하교 후 교회에 와서 저녁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 갔다.

그런 예배가 1년 넘게 지속했다. 그런데 2년 후 갑자기 모임이 멈췄다. 그것도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교회를 떠났다. 큰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어린이 대부분이 초등학교 5·6학년이었는데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제사에 참여할 나이가 된 것이다. 또 주일에 학원을 가야 한다고 했다. 모든 아이가 썰물처럼 갑자기 교회를 떠났다.

이 일로 주님 앞에 엎드렸다. 주님은 제주의 깨어진 가정의 아픔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뿌려진 씨앗은 반드시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기도할 때 그들에게 심어진 말씀의 씨앗이 열매 맺기를 기도하고 있다.

두 번째 무리는 2005년 7월 전도된 3명의 성인이다. 동거 남녀와 60대 남자였는데 모두 알코올중독자였다. 주일에 승합차로 데리러 가면 이미 소주 두어 병을 마신 상태였다. 승합차와 예배당이 술 냄새로 진동했다. 60대 남자는 이혼하고 집에 방화했다가 교도소에 다녀온 상태였다. 술만 마시면 나를 불러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자살하겠다고 울었다. 함께 울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동거 남녀는 무연고로 간경화 말기 환자였다. 혼수상태가 오면 내가 보호자 신분으로 병원에 데려가곤 했다. 동거 남녀는 그해 11월과 12월에 각각 하나님 나라로 갔다. 교회 나온 지 4개월쯤 된 10월 주일이었다. 동거남녀 중 남자가 말끔하게 옷을 입고 술도 마시지 않은 채 승합차에 탔다.

“목사님, 저 오늘부터 술 끊고 하나님 잘 믿어 볼랍니다.” “형제님, 정말 기적입니다. 오늘부터 세례교육을 합시다.” 그 날부터 4주간 세례 문답 공부를 했다. 거짓말처럼 그는 30년 이상 매일 네댓 병을 마시던 술을 끊었다.

4주째 토요일 저녁이었다. “고 목사님이십니까. 잠깐 병원에 오셔야겠습니다.” 제주 한마음병원 중환자실이었다. 직감으로 주님이 남성을 부르고 계심을 알았다. 세례기와 가운을 챙겼다.

중환자실에는 지인 몇 명이 있었다. 가운을 입고 세례식을 했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세례 문답에 눈짓과 작은 고갯짓으로 응답했다. 떨리는 손으로 안수하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노라”고 선포했다. 기도하는 동안 그는 조용히 하나님 나라로 갔다.

문제는 장례를 치를 비용이었다. 일단 빈소를 정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주님 어떻게든 장례를 치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월요일 아침 장례식장에 갔는데 초입부터 화환이 줄지어 있었다. ‘대단한 인물이 죽었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 화환은 성도의 빈소로 이어져 있었다. 정장 차림의 청년 수십명이 손님을 받고 있었다.

임종한 성도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모두 어린 시절 집을 나갔고 큰아들은 조직폭력배였다. 과거 제주에 큰 폭력 사건이 있었는데, 큰아들이 모든 걸 뒤집어쓰고 수감 중이었다. 수감 중 부친의 부고가 전달되자 보스가 약속했다고 한다. “네 아버지 장례는 내가 치른다.” 그렇게 인원을 총동원했다 한다.

이틀 동안 다섯 차례 장례예배를 드렸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복음을 전했다. 출관하는 날 17대의 검은색 세단이 장례행렬을 호위했다. 주님은 장례의 상주가 돼 주셨다. 무엇보다도 평생 술과 사단에 매여 있던 한 영혼을 구원하시는데 제주새예루살렘교회를 사용해 주셨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가장 존귀한 한 영혼을 구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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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음을 움직이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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