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19(금)

“환우들, 우리 모습 가운데 하나님 보았으면…”

병원서, 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쁘리모 아모레 중창단’ 한주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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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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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리모 아모레중창단.jpg

쁘리모 아모레 중창단이 서울성모병원 로비에서 환우들과 보호자들을 위해 공연하고 있다. 쁘리모 아모레 중창단 제공
 
암 환자가 병원 환우들을 위해 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는 열심히 신앙 생활하는 중 만성 백혈병을 얻었다.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 병이 영광스럽다”고 고백한다. 한양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버스킹을 하는 ‘쁘리모 아모레’ 중창단의 한주리(57·춘천 한마음교회) 대표 이야기다.

쁘리모 아모레는 이탈리아어로 ‘첫사랑’이란 뜻이다. 예수에 대한 첫사랑을 노래한다는 의미다. 소프라노 김미령 한주리 곽혜진, 알토 박은영 이정은, 반주 김은혜씨로 구성돼 있다. 30대 반주자 외에는 40~50대, 한 대표를 빼고 모두 성악을 전공했다. 2017년 결성됐다.

한 대표는 2013년 발병했다. 그는 평범한 주부였다. 1999년 36세 때 춘천 한마음교회 수련회에서 예수를 만났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마냥 기쁘고 더 바랄 게 없었다.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양육 받고 전도했다. 그러다 건강 검진을 통해 만성 백혈병을 발견했다.

“갑자기 삶의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항상 주님과 함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어요. 원망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런데도 하나님은 계속 은혜를 주셨고 그 과정에서 저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됐어요.”

교회는 그즈음 ‘오직 주만이’라는 제목으로 성도들 간증을 방송하고 있었다. 그는 이 방송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면 전도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노래 잘하는 은사를 활용해 방송을 홍보하고 싶었다. 교회 안에 노래 좀 한다는 이들을 찾아 중창단을 만들었다.

첫 무대는 한양대병원 수요예배였다. 당시 소그룹에서 한양대병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한 소그룹 멤버의 아들이 그곳에 오랫동안 입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병원에 연결돼 무대에 섰다. 이후 서울대 병원도 가고 요양원도 갔다. 무대 옆에 배너를 세워 ‘오직 주만이’도 홍보하고 찬양하고 간증하며 복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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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중창단 멤버인 이정은 김미령 김은혜 한주리 곽혜진 박은영씨. 쁘리모 아모레 중창단 제공
현재 치료받고 있는 서울 성모병원 로비에서도 노래했다. 찬양은 안 된다고 해서 기도만 했다. ‘우리 모습 가운데 하나님을 보게 해달라’고 했다. 공연을 마치고 어떤 이가 찾아와 “무대에서 하나님을 본 것 같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격려라고 기뻐했다.

공연은 한 대표에게 더욱 특별했다. 암 환자가 되고 나니 아픈 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게 된 것이다. 공연은 병원이 아닌 거리에서도 열렸다. 서울 신촌 홍대 입구에선 지난 3년 동안 격주 수요일마다 콘서트를 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쉬고 있다. 전염병은 한 대표에게 큰 위협이기 때문에 인터뷰도 지난 2일 전화로 했다.

그는 만성 백혈병 환자를 위한 상담 봉사도 한다. 먼저 진단받고 치료 관리하는 입장에서 발병한 환자에게 병에 대해 알려주고 조언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이 병이 생소하지만 환자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1년에 만성 백혈병 환자 10명 이상이 사망해요. 작년에는 17명이 죽었어요. 제 남은 인생도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주님 한 분만으로 항상 기쁩니다. 그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으면 더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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