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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 / 고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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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4.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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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 / 고진하


그대가 불행의 기억에 사로 잡혀있을 때,

그대의 삶이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그대의 존재가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불면으로 잠 못 이루는

그대의 밤이 사랑의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까닭 없는 기쁨이 속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끈을 매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생(生)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여윈 순결한 사랑이

아침노을처럼 곱게 피어오를 때

단 한 벌의 신발과 지팡이만 지니고도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맑은 하늘이 내리시는

상쾌한 기운이 그대의 온몸을 감쌀 때,


그대, 그대의 길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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